딸의 허락없이 사알짝 옮겨 봅니다....
어차피 홈피에 공개된 다이어리이기에....
빨래를 너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세탁기에서 삐삐 - 소리가 나자마자
내가 뛸수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순간 이동하여
허리를 깊게 숙여 두 팔과 머리를 세탁기안으로 푹- 집어넣어
인형 뽑기를 하듯 두손 가득채운 뽀송뽀송한 그 것들을 쇼파 한 칸에 몰아, 포개놓는다.
지 편한대로 팔다리 편히 뻗어 널부러져 있으면서도
촉촉히 물 먹은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빨래들이
오들오들 떠는 척을 하는 것 같다.
무튼.
탁탁- 털어내, 가로로 반 세로로 반
접어서 그 위로 쌓다보면
꼬기작하게 울상 지으며 아래에 깔린 빨래들은
눌린 댓가로 뜨거운 다리미에 눌릴 필요가 없이 빳빳한 새 옷이 된다.
구차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무슨 모양이냐에 따라, 어느 계절이냐에 따라,
나만의 빨래 개는 법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환절기.
몇 달동안 여름옷만 개던 내가, 긴- 팔이 달린 옷을 개려는 순간.
긴 옷을 개는 법을 잊어 한참을 생각했다.
기껏해야 겨우 몇달 전 일일텐데.
겨우 몇 달 전 빨래 개는 법을 잊은 내가,
그 보다 오래 된,
너와의 추억은 잊지 못하고 있다는게 .
내가 나에게,
또한번
스스로 위로를 해준다.
감싸준다 .
8.22. 딸의 다이어리에서....
가~~끔 딸의 미니홈피에서
아이가 써 놓은 글을 읽어 봅니다.
떨어져 생활하기에
그렇게 대하는 글은 아이를 보는듯 합니다.
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빨래는 어느새 아이의 취미(?)가 되어 있었습니다.
방학동안 딸의 이 취미(?) 덕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와 약속된 시간 (0) | 2008.09.04 |
---|---|
순회 수업가는 날 (0) | 2008.09.02 |
우울한 날엔 하얀 빨래를 (0) | 2008.08.29 |
어느새 친구가 된 딸 (0) | 2008.08.29 |
내 손... (0) | 2008.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