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통증 2

풀꽃(muse417) 2010. 3. 24. 21:24

 

MRI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고

최악의 경우까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마음을 정리하니 한결 차분해졌다.

어떤 말을 들어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함께하겠다는 남편을 굳이 말리고

혼자 결과를 보러 갔다.

 

의사 선생님

모니터의 내 손가락 사진을 이리저리....

여러장의 사진을 옮겨가며 살펴보는데

내가 봐도 뭔가 이상하게 보인다.

목에서 마른 침이 넘어간다.

 

의사 선생님은 먼저 나를 진정시키며

"신경에 종양이...아...악성은 아니구요"

제거하면 괜찮을거라 안심시켜주신다.

"저...피아노 쳐야하는데 괜찮을까요?"

"네...."

"그런데 경우에 따라 수술부위 근처로 감각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손가락을 움직이는데는 이상이 없을까요?""

"네....수술 날짜를 3월 4일이나 11일 중 어떤 날이 좋으신지 간호사와 상의하세요."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다는데 무슨 걱정!!

 

밖으로 나와 수술날짜와 입원 날을 잡고나니

수술을 위해 몇가지 검사를 더 받아야한단다.

혼자 검사를 받으러 이리저리 다니는데 기분이 참 묘~~하다.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고

어떤 경우라도 담담하게 받아 들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별일도 아닌데......

 

검사를 다 받고 입원 수속을 위해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울리는 전화 한통.....결과가 걱정되어 전화 주신 선생님.

얼마나 위안이 되고 감사하던지....

눈물이 날뻔 했다. 참~~내...

입원 수속을 끝내고

다시 담당 간호사에게 갔더니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으면

입원날짜 전에 연락이 갈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예정대로 입원을 하면 된단다.

 

입학식이 있는 날에 해야하는 입원.

1년 중 가장 학교가 바쁜 시기에 입원을 해야함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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