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늦잠과 바꾼 행복

풀꽃(muse417) 2008. 8. 23. 10:45

#1

잠결에 현관 문소리가 들립니다.

남편이 아침 운동나가는 모양입니다.

후다닥 일어나 딸에게 물어봅니다.

"아빠 운동가셨니?"

"네"

"엄마도 갈까?"

"그러세요. 어제도 운동 못하셨잖아요"

서둘러 잠자리를 정리하고 운동 가방 챙겨 집을 나섭니다.

 

수영장..

휴일 아침 수영장이 한가롭습니다.

남편을 찾아봅니다.

그렇지만 전 다른 레인으로 들어가 운동을 시작합니다.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아침 운동에 적응이 안되어서인지 호흡이 힘듭니다.

열바퀴...........푸~~

서로의 운동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아직 제가 왔음을 알리지 않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서로의 방해가 아니라

제가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이기적인 제 마음입니다.

운동이 어느정도 되었다 싶었을때

남편에게 제가 왔음을 알렸습니다.

함께 운동을 하고

먼저 밖으로 나와 남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꼬마 아가씨 둘

남동생을 데리고 들어옵니다.

남자아이는 카드를 찍고 들어갑니다.

꼬마 아가씨....

데스크 앞에서 데스크 아가씨에게 망설이더니 묻습니다.

"우리 엄마가요. 제 카드로 친구랑 같이 들어가라고 했는데요"라고 합니다.

입장 카드는 카드 주인만 써야하는데

엄마가 그냥 두번 얼른 찍고 들어 가라고 한 모양입니다.

아이 마음에 그건 아니다 싶었는지 물었던 겁니다.

그 물음에 아가씨

"카드는 네것이니 너만 들어야가하는거야"

꼬마 아가씨 아무말도 못합니다. "................."

"오늘은 친구랑 그냥 들어가게 해줄께"

"그런데 다음부턴 안되는거야"

"엄마한테 꼭 그렇게 말씀드려"하면서

꼬마 아가씨 둘을 들여보냅니다.

고개를 돌려 데스크 아가씨를 보았습니다.

마음만큼이나 얼굴도 예쁩니다.

제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마음에 햇살 한 줄긱가 내립니다.

행복해지는 아침입니다.

 

#3

수영하다 만난 아주머니

"수경이 참 예쁘네요. 신제품인가요?"라고 제게 묻습니다.

"아니요. 2~3년 되었어요."하며 수경을 벗어 보여드렸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자세히 살피는 아주머니

"크기도 작고 예쁘네...난 산지 얼마 안되었는데 이럼 또 사고 싶다" 하십니다.

그 말씀에 그냥 베시시 웃어봅니다.

운동을 마치고 다시 만난 아주머니

대뜸 "웃는 얼굴이 참 예쁘네...."하십니다.

"어머! 그래요? 감사합니다" 했더니

"웃는 모습이 맑아 보여요"하십니다.

오늘 아침 횡재한 기분입니다.

두루 두루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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