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된장찌개를 끓이다가

풀꽃(muse417) 2010. 5. 16. 09:01

 

오랜만에 집에 온 딸의 아침을 위해

생선을 굽고 된장찌개를 끓이다가

찌개에 넣을 매운 고추를 보며

감사의 마음이 와락 밀려 왔다.

 

봉투, 봉투에 가지런히 담긴 고추

<청양고추>라 씌인 봉투의 고추는 매운 고추이고

아무런 표시도 없는 봉투의 고추는

쌈장에 찍어 먹기 좋은 고추라 하셨다.

 

몇년 전 담임을 했던 학생의 어머니가

텃밭에서 기른 고추라며

곱게 싸다 주신 그 고추가 너무 많아

냉동실에 넣어 놓고

이렇게 필요할 때 마다

감사의 마음까지 가득담아 요리에 쓰곤 한다.

어디 고추 뿐이랴

그 어머님께서 한올 한올 정성스레 떠 주신

꽃분홍빛 수세미는

우리 교무실에서, 우리집 싱크대에서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다.

 

뜨개질이 취미였던 나는

그분의 정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떠 주신 매트는 아까워 차마 쓰지 못하고

고이 모셔 두고 있다.

주신 물건 요긴하게 써야하는데......

 

내겐 이렇게 잊지 못할 선물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신 분들이 많다.

이런 선물을, 이런 마음을 생각할 때 마다

눈물이 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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