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텔이 싫은데...
그냥 싫다 모텔이...
그런데
왜 하필 모텔이지?
그것도 한낮에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 마트 근처의 모텔....
며칠전 여성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요일인데 어쩌지....고민을 하다가
참석하겠다는 답신을 보냈고
모텔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정오
모텔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
약속 장소의 모텔 앞
만남을 갖기로 한 사람을 기다리고 서 있는데
참.......기분이 묘~~하다.
드디어 차가 도착하고
모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를 뒤따라 들어갔다.
차 문이 열리고
대장님이 아주머니를 안아 휠채어에 앉힌다.
60은 족히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처음 뵙는 그 분의 표정
그래...그럴꺼야
처음 보는 우리에게 자신을 맡겨야함이
편하지는 않겠지
아니 그 이상이겠지
정신은 살아 있으되
몸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아주머니의 목욕 봉사가 있는 날이었다.
처음 보는 내게
자신의 맨 몸을 맡겨야 함은
같은 여자라 하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달에 두번
모텔 주인의 배려로 방을 빌려
목욕 봉사가 이루어진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분이라
욕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바닥에 누인 채로
목욕이 이루어진다.
말씀을 못하시는 분이지만
눈짓 몸짓으로 씻고 싶은 곳을 알려 주신다.
잘 펴지지 않은 팔과 손
그리고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바닥까지....
세상에 태어나 일하면서
이렇게 많은 땀을 흘려 본적이 있을까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점점 허리는 아파오고...
그러는 가운데 목욕이 끝났다.
이젠 아주머니를 모시고
머리 자르러 미용실을 찾아 나섰다.
명절이 코 앞이라
미용실마다 손님이 많은데
장애를 가진 분이라 꺼려해서
머리 손질을 해 주겠다는 미용실을 찾아
예쁘게 머리 손질을 해 드리고
그 분이 사는 집에 가 보았다.
발 디딜틈이 없는 살림살이.......
그래도 우리가 온다는 연락에 치워진거라는데
냄새는 어쩔 수가 없다.
그 냄새때문에 미용실에서도 거부를 하는거란다.
아주머니를 태웠던 차에도
이내 그 거부할 수 없는 냄새가 배었듯
미용실에서도 그렇단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두번째 만남을 기대하면서
많은 생각과 감사의 마음을 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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