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그립다 25 - 김정한
언제 어디서나 간절히 밀려오는 그리움.
비가 내려야 온몸이 젖는 것도 아닌데
또 다른 그 무언가에 전신이 젖을 수 있는 나,
축복일까, 저주일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날 붙들고 매달리는 어둠속의 수목처럼
네가 있는 곳을 향해
긴 목을 쭉 빼고 기다리는 따뜻한 그리움.
취하지 않고는, 비틀거리지 않고는
어둠을 가르고 너에게 갈 수 없는 나,
갈대처럼 전신을 너에게로 뉘여도
쓰러지는 파도같은 큰 울음에 마음은 허하다.
너만이 아름다움이고 목숨이 된 시간들...
왜 난, 널 부여잡고 비틀거리다가도 끌어안고
넘어지다가도 널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혼자서 발버둥치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이 가을,
다시 찾아온 축복의 선물을 껴안고,
더이상 취하지 않고, 비틀거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고 너에게로 가고 싶은데,
망설이고, 애태우고, 기다리다,
작아지는 심장만 타들어 간다.
김정한시집 -너를 사랑하다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 中에서
출처 : 김정한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김정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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