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주례를 서 달라고?

풀꽃(muse417) 2010. 6. 15. 22:49

 

반가운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해군 장교

한 동안 연락이 뜸했던차라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안부를 묻고는

뭔가 할 말이 있는데 자꾸 뜸을 들인다.

 

찾아 뵙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어렵다고 말씀하실 줄 알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정말 찾아 뵙고 말씀드려야하는데...

 

괜찮으니 말해 보라는데도

말이 쉽지 않더니

"선생님, 저 이제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니이도 있고..."

(그렇지 아마도 30대 중반일텐데....)

"그럼 빨리 해야지" 했더니

"선생님께서 주례를 서 주십시오" 한다.

이런 이런,,,...

"안 된다고 말씀 하실 줄 압니다."

대답은 지금 안 해주셔도 되니 꼭 생각해 봐 달란다.

결혼을 앞두고 주례를 누구에게 부탁할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이리 저리 생각해도 내 생각이 났단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내게 배운 아이

대학 들어가서도 종종 연락을 해 주던 아이

졸업하고 군에 들어가 휴가 나올 때 잊지 않고 학교까지 찾아와 주었던 아이

참 오랜 세월이다. 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게 90년도 초 였으니까....

아무것도 해 준게 없는데....

늘 잊지 않고 연락을 주는 고마운 제자

 

제자의 새로운 출발에

덕망있고, 연륜있고,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분이 주례를 서야 마땅하다.

 

참 고마운 일이지만

주례를 서기엔  아직 부족한게 너무 많은 사람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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