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해군 장교
한 동안 연락이 뜸했던차라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안부를 묻고는
뭔가 할 말이 있는데 자꾸 뜸을 들인다.
찾아 뵙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어렵다고 말씀하실 줄 알지만....
그래도 선생님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정말 찾아 뵙고 말씀드려야하는데...
괜찮으니 말해 보라는데도
말이 쉽지 않더니
"선생님, 저 이제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니이도 있고..."
(그렇지 아마도 30대 중반일텐데....)
"그럼 빨리 해야지" 했더니
"선생님께서 주례를 서 주십시오" 한다.
이런 이런,,,...
"안 된다고 말씀 하실 줄 압니다."
대답은 지금 안 해주셔도 되니 꼭 생각해 봐 달란다.
결혼을 앞두고 주례를 누구에게 부탁할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이리 저리 생각해도 내 생각이 났단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내게 배운 아이
대학 들어가서도 종종 연락을 해 주던 아이
졸업하고 군에 들어가 휴가 나올 때 잊지 않고 학교까지 찾아와 주었던 아이
참 오랜 세월이다. 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게 90년도 초 였으니까....
아무것도 해 준게 없는데....
늘 잊지 않고 연락을 주는 고마운 제자
제자의 새로운 출발에
덕망있고, 연륜있고,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분이 주례를 서야 마땅하다.
참 고마운 일이지만
주례를 서기엔 아직 부족한게 너무 많은 사람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