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수술....

풀꽃(muse417) 2010. 4. 3. 22:46

 

오전이 다 가도록 수술하자는 연락이 없다.

초조하고 조급한 마음 애써 달래며

책을 보고 있었다.

 

두시...

수술 시간이 정해지고

간호사가 수술복을 가져와 갈아 입으라 건내 준다.

아무것도 입지 말고 수술복만 입으라는데

그 수술복이라는게

뒤에 묶는 끈이 두개인 긴 남방같은 모양인데

내게 건내진 옷엔 끈이 하나 떨어져 나가고

하나 밖에 없다.

에고 에고 민망해라....

수술복에 환자복 바지만 입고

수술실로 들어가기 위해

TV에서나 봤던 그 침대에 누웠다.

걸어가도 되겠구만 굳이 침대에 누우란다.

 

이동하는 침대에 누워

병원 복도를 지나는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침대의 속도에 느껴지는 바람.

그 바람이 잘 여며지지 않은 수술복 탓에

내 맨 살에 닿는 느낌은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이불을 끌어 올려 덮었지만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

 

금방이면 끝나....

조금만 참자구.

 

오른쪽 검지 손가락

종양이 신경과 어떻게 얽혀있느냐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약 30분 정도면 수술이 끝난다고 했다.

 

드디어 수술방

4명의 젊은 의사(?)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나를 맞이 한다.

TV에서나 봤던 수술방

수술 침대에 누우니 위에 매달린 불빛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떨리고 무서운 마음에 눈을 감아 보았다.

전신 마취를 위해 약이 투여 되었는지

어지러움을 느꼈다.

 

"어지럽네요"라고 했고

 

그리고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통증

주변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사람들 오가는 소리

"환자분, 환자분"

 

어느새 수술이 끝나 회복실에 나와 있었다.

달랑 손가락 하나 수술인데

손뿐만 아니라 팔까지

딱딱한 무언가에 쌓여 있는 느낌이다.

손가락을 움직여 본다.

아프다.....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의 목소리  (0) 2010.04.13
나이탓이었을까?  (0) 2010.04.12
입원 하던 날  (0) 2010.04.03
통증 3  (0) 2010.03.28
그냥  (0) 201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