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자식이란 무얼까...
딸이 보내온 문자에 힘듦이 묻어 전해온다.
가슴이 아리다.
과제에 늘 잠이 부족한 아이
집이 많이 그리운 모양이다.
문자를 보낸다.
"데리러 갈까? 집에 올 시간있어?"
"시간이 안돼도 집에서 좀 쉬고 싶어요."
.................................................
지난 주에도 꼬박 이틀 밤을 새웠다는 아이
"그래, 오늘 저녁 연습 끝나는대로 갈께."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안돼요. 내일 와주세요."
잠을 자려 누워도 마음이 편하질 않다.
잠결에 들리는 문자 메시지..
"밤 새우고 지금 기숙사 들어 왔어요."
시간을 보니 6시 20분...
"30분 후에 출발할께"
"괜찮아요. 엄마 힘든데 천천히 오셔도 돼요."
하지만 내 마음은 벌써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부랴부랴 잠자리 정리하고 대충 준비하고 나서며
"빵이라도 사 갈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딸을 데리러 가는 이른 아침 고속도로엔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내린 사이로 이제 막 단풍들기 시작한 잎들이 곱다.
손 내밀면 내 손이 촉촉히 젖을 것 같은 안개....
손 내밀면 내 손에 붉은 물이 들것 같은 단풍...
풍경도, 음악도 고운데 마음만은 아리고 아프다....
기숙사를 나오는 아이의 얼굴이 초췌하다.
"엄마~~ 안녕?"
웃음으로 답한다.
"빵 사다 달라할걸 그랬어요."
"거봐..."
"그게 아니구~. 친구주려구요."
친한 친구가 집에 가지 않고 기숙사에 남아있는데
혼자 집에 가려니 친구가 마음에 걸렸나 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시종일관 종알 종알 그간의 일들을 들려준다.
과제만으로도 벅찰텐데
졸업생들이 하는 학술제에
1학년도 희망자에 한해 참여 가능하다하여 그것도 하고 있단다...
대충하는 것이 아닌 모양인데....
참 열심히 생활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집에 오자 대충 요기만 하고 어느새 잠에 빠져있는 딸....
집에 오면 늘 잠만 잔다........
영화와 책, 음악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
먹는 것 보다 영화, 책, 음악이 좋다는 아이..
요즘 이 취미들은 자기에게 사치란다.
그런 아이가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얼마나 잘까....12시간? 20시간?....
학교에 있으면 잘수도, 쉴수도 없단다.
다들 뭔가하고 있는데 혼자 그럴 수 없어서,,,
집으로라도 도망치고 싶었단다...
그러면서 해야할 일 잔뜩 챙겨 들고 온 아이....
자는 모습도 안쓰럽다.....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전을 즐기다 (0) | 2008.10.04 |
---|---|
아침에.. (0) | 2008.10.04 |
그리움 가득하던 날 (0) | 2008.10.02 |
내가 조금 덜 쓰고 살면 되는것을... (0) | 2008.10.02 |
막스 브르흐 (0) | 2008.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