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령
전날 장악원(掌握院)에 전하여 오는 일군(一群)의 당악계 연악곡 중에 속명(俗名)이 해령(解令)이란 곡이 있다. 딴 이름 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으로도 이르나 훨씬 뒤에 붙은 이름이고 해령이 원명이다. 이는 또 본령(本令)과 더불어 있고 본령의 다음을 잇고 있다.
본령과 해령이라는 그 곡명에서 말하듯 본령은 본(本)가락, 해령은 곧 풀(解)가락으로 본령의 변주곡임이 확실하다. 본령은 모두 32귀(句)로 되고, 해령은 16귀로 되었는데, 본령의 전반 16귀와 모습을 같이 한다. 즉 본령에다 샛가락(間音)을 넣고 다시 피리가 쉬는 동안 젓대등 여타의 악기가 이른바 연음(連音)이란 것을 대는 것이 이 해령이다.
연음이란 합주곡에 있어서 피리가 주선율을 쉬고 있는 동안 다음 선율이 이어질 때까지 젓대를 비롯한 여러 악기군이 다른 선율을 연주하는 것인데 그 가락을 일러 연음이라고 했다.
해령에서의 연음은 대개 두 가지로 유별되고 있지만 그것도 자세히 분석하면 기본 선율 하나와 그것의 변형인 것 하나로 파악되고 있다.
다음 연음의 기능에 대해서인데 연음을 갖는 악곡은 대개 유장한 느린 곡들로 이것을 다름 아닌 피리가 거느리고 있다. 그러므로 첫째 피리에게 숨을 돌리는 시간을 주고, 둘째 곡을 연장시키는 기능을 갖고, 셋째 악절과 악절 사이를 연결시키는 구실 등을 하고 있다.
해령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서 그 본령으로부터 오늘에 보듯하는 변주곡으로 굳혀졌는가에 대하여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본령의 가장 오랜 악보가 속악원보인 걸로 미루어, 줄잡아 해령의 곡도 영조조 무렵으로 추정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것 같다.
본령의 간단하고 평이한 가락에 비해 해령은 거기 샛가락이 들고 연음이 곁들였대서가 아니라 자못 유려하고 장대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기음(基音)은 황종음이 되고 악기 편성은 당피리·젓대·당적·해금·장고·좌고 등, 주로 당악기군이 당하고 있다. 이혜구 박사는 속악원보에 전하는 영보(令譜), 동 여민락 관악보, 그리고 현행의 본령과 해령을 상호 비교 고증하여 이 모두가 당악(唐樂) 여민락 영(令)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첨부파일 : KBS 국악관현악단 정악 1집 '해령'>
[출처 : 사이버 국악교실 http://www.koreandb.net/kmusic ]
낙 양 춘
낙양춘은 중국 송대(宋代) 사악(詞樂)의 하나로 그 가사가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당악조에 억취소만(憶吹簫慢) 등 43수 속에 들어 있다. 그리고 악보는 영조 때에 편찬된 대악후보(大樂後譜)와 속악원보(俗樂源譜) 등에 전하고 있다.
고려의 당악으로 가사와 악곡이 함께 전하는 것으론 이 낙양춘과 보허자(步虛子) 두 곡이 있을 뿐인데 오랫동안 가사는 잊고 기악곡으로 전해 오다가 근년에 이르러 국립 국악원에서 이 낙양춘만은 가사를 다시 얹어 불러 오고 있다.
사악이란 송대의 문학을 대표하는 문학 형식으로 오언(五言)이나 칠언(七言) 같은 자수(子數)가 일정한 정형시(定形詩)가 아니고 한 귀(句)가 5자, 6자, 7자 등으로 불규칙한 시형(詩形)으로 되어, 달리 장단귀(長短句)로도 이르는 것이 바로 이 사곡(詞曲)이다. 낙양춘이나 보허자의 원사(原詞)만 보더라도 그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낙양춘은 일낙색(一樂索)의 별칭을 갖고 있고, 송대 구양수(歐陽修)의 작(作)으로 내용은 애절한 규원(閨怨)을 노래한 것이다. 노래의 뜻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사창 아직 밝지 않았는데 꾀꼬리 지저귄다.
혜초 향로에 남은 심지 다 타버렸네.
비단 휘장 깁 장막 춘한을 막았는데 간밤 삼경에 비가 내렸나.
수렴에 기대어 나르는 버들개질 본다.
이마를 찡기고 시름 겨워서
꽃 꺾어 눈물짓고 돌아오는 기러기에 묻는다.
너 혹시 낭군을 보았는가고.
낙양춘의 가사도 보허자와 같이 전단(前段)인 미전사(眉前詞)와 후단(後段)인 미후사(眉後詞)로 되고, 그 음악 형식도 환두(換頭) 즉 도드리(換入) 형식으로 후단의 첫 귀만을 바꾸고 둘째 귀 이하는 전단의 그것을 도습하고 있다.
악기 편성은 당피리·대금·당적·해금·아쟁·장구·좌고 등으로 되고 여기 편종·편경이 들기도 한다. 가사에 풍기는 애절한 사연과는 달리 음악은 매우 근엄하고 장중한 곡상으로 되어 있다.
<첨부파일 : KBS 국악관현악단 정악 2집 '낙양춘'>
[출처 : 사이버 국악교실 http://www.koreandb.net/kmusic ]
[출처 : 풍류 마을 http://www.kmusic.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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