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슴 떨리게 하는 보이스 피싱

풀꽃(muse417) 2011. 10. 3. 15:35

휴일을 만끽하며 여유를 보내고 있는 오늘

점심식사를 마치고 남편은 2박 3일 출장을 떠나고

혼자 남아 그야 말로 여유를 누리고 있는데

집 전화벨이 울린다.

누구지?라 생각하며 수화기를 보니 모르는 서울 지역번호의 전화다.

"여보세요"

"00네 집이죠?"

잘 듣지 못해 제차 물었다

"누구요? 누굴 찾으세요"

"00이요"

"네 맞는데요"

"00이가 많이 다쳤어요"

순간 가슴이 턱 막히고, 손발이 떨리고 입술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네? 왜 다쳐요. 어딜 다쳤는데요"

"많이 맞았어요, 00이 바꿔드릴테니 통화해보세요"

머리 속이 멍해지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마음을 억 누르고 수화기 건너 저 편의 소리를 기다렸다.

"엄마....."

"어딜 다쳤어?, 어디야?"

"몰라, 아저씨들이 눈을 가렸어"하는데 전화가 뚝 끊어진다.

그런데 왠지 아들 목소리 같지 않다...

아냐...많이 맞았다 했고, 눈을 가렸으면 그 상황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 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심하게 요동치는 가슴, 발발 떨리는 손발...

뭘해야하지? 어디에 연락을 해야하지?

남편은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아파트 단지내에 있을 것 같은데...

확인된 것도 없는데 출장가는 남편에게 연락을 하기도 그렇고...

 

군에 가 있는 아들...

군에서 보내 준 안내장이 생각났다.

보이스피싱 주의하라는 안내장...거기에 부대전화도 주임원사님의 전화번호도 있었다.

그런데....그 편지, 그 편지를 어디다 두었지?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뒤적이다 그 편지를 찾았다.

부대로 전화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다. 받는 사람이 없다......눈물이 날 것 같다

주임원사님 휴대폰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바짝 바짝 가슴은 더 타들어가고

눈물이 자꾸 날 것 같은데, 울면 안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참는다.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이 되었다.

가슴이 떨리니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좀 전에 받았던 통화 내용을 말씀드리고 아이의 신상을 파악해 달라 부탁을 드렸다.

부대의 당직 전화번호를 알려 주시면서, 아들의 주임원사와 통화를 할 수 있게 조치를 하시겠다며

먼저 부대로 전화를 해 보라 하셨다.

부대에서는 아이가 근무중이라는데, 목소리를 듣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부대에서는 아이를 찾아 연락할테니 잠시 기다려 달라 했고, 다행히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연이어 원사님들의 위로 전화가 걸려 왔고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셨다.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