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입원 하던 날

풀꽃(muse417) 2010. 4. 3. 22:15

 

내과에 들러 수술 가능한지 알아보고

입원 수속 끝나면 남편에게 연락을 하기로 하고

입원 준비를 하여 출근했다.

 

입원 준비하여 하는 출근....

그 기분 뭐라할까...

애써 담담하게 받아 들이려했다.

 

입학식...

아침부터 학교가 부산하다.

바쁜 학년 초에 자리를 비워야함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입학식 마치고 오전 수업을 끝내고 조퇴.....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는 말에

진정되지 않은 심란한 마음이지만

혼자 병원에 가겠다고 남편을 설득했고

다시 홀로 의사 선생님 앞에 앉았다.

다행히 수술하는덴 지장이 없고

괜찮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입원을 위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병실을 배정 받고

환자 복을 갈아 입고 나니

기분이 참 묘~~했다.

 

아직은 환자도 아닌데

굳이 보호자가 불편하게

병원 보조침대에서 잘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괜찮다는 남편을 집으로 들여 보내고 혼자 남았다.

 

같은 병실의 꼬마 숙녀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자정이 다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남편의 뒷모습이

자꾸 눈에 아른거렸다.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쉬 잠들지 않고

복잡한 생각들만 가득했던 밤

 

무섭고, 두렵고, 겁났지만

내 이런 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걱정끼칠 것 같아서....

 

그렇지만

그렇지만

누군가의 위로가 있으면

좀 더 나을 것 같았고

겁이 덜 날것 같았다

하지만 끝내 하지 못했다.

마음만 간절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