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바람 좋은 날 밤에...

풀꽃(muse417) 2009. 9. 20. 00:17

 

자동차 시동을 켜자

켜 놓은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

 

쇼팽 연습곡 op.25

아.......

이 얼마만인가

그리고

12곡을 몽땅 들려 주는 경우는

또 왠 횡재인지...

 

예술고 근무시절

하루도 빼지 않고

들어야만 했던 곡들

하지만 지금은

잊고 있었던 곡들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아~~~

맞다

오늘 그 때 그 예술고 제자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깜빡했다.

축하 메시지라도 보내줄걸

이런 이런

 

녀석....

청첩장 겉봉에

"사랑하는 000 선생님  ♡" 이라

써 보냈다.

보는 순간 베시시 웃음이 났다.

참 좋다...

 

참 좋다. 모든 것이...

세워둔 차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은

구름도, 별도, 달도

보이지 않고

온통 까만 하늘 뿐이다.

 

까만 하늘을 배경으로

불빛만이 별처럼 떠 있었다.

 

차 문여는 소리에

정신은 현실로 돌아오고...

배고프다는 아들.

간식거리를 챙겨

도서관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시 올려다 본 하늘엔

아......

별이다.

별~!

구름 한점 없는 까만 하늘에

별이 많다.

얼마나 예쁜지......

 

살랑이는 바람 속에서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니

숨어 있던 별들까지 모습을 들어내고...

 

대기가 맑은가보다

이렇게 많은 별을

아파트에서 본게 처음이지 싶다.

 

곱다

별이 함께한 하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