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차마....

풀꽃(muse417) 2009. 7. 31. 11:10

 

평소보다 조금 늦게 귀가한 아들

친구를 데리고 다녀왔다는 인사만 달랑 남기고

제 방으로 쏙 들어간다.

배고프지 않냐, 먹고 싶은거 없냐는 물음에

라면 끓여 먹을거란 대답만이 들린다.

 

다음 날 아침.

주방에서 아들 보고 놀란 가슴....

얼굴이 엉망이다.

왼쪽 눈은 멍과 함께 부어 있고

입술역시 멍이 들어 있다.

오른쪽 볼엔 상처

목에도 작은 상처가 있다.

지금껏 그런 걸 본적이 없는데

폭력 쓰는걸 싫어하는 아인데

이게 무슨일이람...

 

"싸웠니?"

바라 보기도 안쓰럽다.

"아니요"

"그런데 얼굴이 왜?"

"학원 끝나고 나오는데 나쁜 애들이 애들 돈을 뺏고 있기에..."

"그래서?"

"가서 말렸죠..말로 하려 했는데 먼저 주먹이 날라와서..."

 

차라리 못 봤으면 좋았을 걸

그걸

차마

못본채 그냥 지나가지 그랬어...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차마.....

 

"당하는 애들이 아는 애들이었어?"

"네....같은 학원 애들요...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몇명이 뺏고 있었는데?"

"세명"

"세명씩이나 있는데 혼자 ....."

 

안경 쓰는 아이라 안경도 망가지고...

눈을 다치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일 있을 때

어떻게 하라고 해야하나...

아이의 판단에 맡겨야겠지...

상황 판단 잘 해서 현명하게...

 

날이 지날수록 진해지는 멍자국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들~~

그래도 그만하니

잘 했어~!

친구들이 당하는데 못 본척 하면 안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