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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지우개 - 안도현

풀꽃(muse417) 2009. 2. 1. 14:11

 

 

 

 

 

 

 

   분홍지우개

 

                                                                  -안도현-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그 생각의 끝을
없애려고 혼자 눈을 감아 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질 것 같습니다.

 

 

 

  

그림 : 고진오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