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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하나....영동에서

풀꽃(muse417) 2008. 10. 14. 00:52

 

고향 떠나 처음 근무를 하게 되었던 낯설었던 영동

그 곳에서 10년을 근무했다.

9년 반을 기차로 통근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그 중 추억 하나....

 

어느날 퇴근 시간

퇴근 열차를 타려고 표를 끊어 막 나가는데 역장님이 손짓으로 나를 부른다.

통근하며 늘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거의 없다.

역장님도 마찬가지다. 다니다 보니 대충 어디 근무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만 짐작으로 알뿐이다.

그런데 그런 어른이 나를 부르신다.

기차가 연착하니 잠시 역장실에 들어와 차 한잔 하라신다.

역장실에 쭈삣거리며 들어서니 자리를 권하신다.

자리에 앉자 차를 주시면 역장님 하시는 말씀...

"내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결혼을 시켜야 할 때가 돼서....."

"선생님, 우리 아들 한 번 만나지 않겠어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역장님, 죄송한데요...ㅎㅎ 저 아이가 둘이나 있어요."

"결혼했어요."

놀라시는 역장님......미안해 하시며 웃으셨다....

그 날 이후로 역장님은 내게 참 잘해주셨다.

그 역장님은 잘 계실까?.

그 아드님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