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방/풀꽃

망초꽃

풀꽃(muse417) 2008. 6. 9. 13:30

 

 

 

농촌에선 아주 골치 아픈 꽃이라네요

강력한 제초제로도 죽지 않는

그러나 꽃이나 꽃잎은 전혀 흐트러짐 없이

질서 바르게 핀다 합니다.

 

 

 개망초꽃 /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데서나 피는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을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곡 널린 밥풀 같은 꼴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달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